직장과 사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키워드를 아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연말 연초가 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책은 단연 경제 전망과 트렌드에 대한 책이다. 대표적으로 [ 트렌드코리아2024 ]가 있다. 이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미루고 미루고 있었던 분들은 이 포스팅에서 트렌드코리아2024 키워드 (줄거리 및 요약)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아울러 책의 전반적인 요약 내용과 줄거리를 적고 간단한 소감을 적어보려고 한다.
서문 – DRAGON EYES 인공지능의 시대, 결국은 인간이다.
트랜드코리아는 17년 넘게 발간되고 있는 인기 있는 책이다. 키워드를 확정하는 날 요즘 인공지능(AI) 챗GPT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왔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얼마나 좋은 키워드를 뽑아줄 수 있을까? 먼저 챗GPT에게 2024년의 키워드를 물어보았다. 챗GPT는 그럴듯한 8가지 키워드를 뽑아내 주었고 질문을 심화시켜가면서 좀 더 세련된 네이밍과 자세한 설명을 얻기는 했다. 하지만 이 8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4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써나갈 수 있을까? 양은 채울지 모르지만 독자들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례와 논리적 설명을 펼쳐나갈 순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채울 수 없는 창의의 영역이 20% 이상임을 느꼈기 때문에 안도감을 느꼈다.
일러스트 또한 원하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Blue Willow’를 활용하여 매우 정교하게 그려진 용 일러스트를 얻긴 했으나 느낌이 너무 무서워서 쓸 수 없는 수준이었다. 서양에서 용은 대체로 흉포하고 사악한 존재로 묘사되므로 AI가 그렇게 학습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사람, 즉 전문 일러스트레이터가 트렌드코리아 제작진에 맞는 일러스트를 완성해 청룡의 해 2024년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책의 영문판 발간을 위해서 AI와 협업을 통해서 작업하였지만, 영문 번역도 AI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긴 하지만, 한국의 뉘앙스(미묘한 차이)를 담은 사례와 유행어를 완벽하게 번역할 수는 없었다.
결국은 사람의 손길이 아직은,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사람만의 영역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AI가 기계적인 생산성은 월등히 높여줄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대 수준을 맞추려면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적이다. 어쩌면 더 중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내놓은 비슷한 결과물 속에서 어떤 ’휴먼 터치‘가 마지막에 더해졌느냐에 따라서 그 수준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룡점정‘이 필요하다. 이 말은 용 그림을 그린 뒤 눈동자에 점을 찍는다는 뜻으로서, 어떤 작업에서든 가장 결정적인 일을 마무리함으로써 그 작업을 끝낸다는 의미다. 따라서 용띠 해에 어울리는 이번 책의 부제를 화룡점정의 의미를 담은 ’DRAGON EYES‘로 정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 한국 경제에 비치는 빛과 그림자
2023년 경기가 좋지 않아 2024년 경제에 대해 막연한 희망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책에서는 2023년 말부터 조금씩 숨통은 트이겠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다고 이야기 한다. 지속되는 저성장 기조 속에서 팬데믹 이후 고금리, 고물가로 추세를 전환하고 있어 대외적 여건이 좋지 않다. 하지만 2023년 연말부터 조금씩 긍정적인 지표들이 보이고 있다.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외국,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망을 살펴야 한다. 미국의 성장률, 실업률은 하향을 멈추고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매 판매, 산업 생산은 전년 대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종합구매관리자지수(PMI)는 바닥을 딛고 우상향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특히 중국의 강력한 성장엔진 이었던 부동산 부문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으며, 미·중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률, 환율 등 모든 지표가 좋지 않다. 중국이 나쁘면 중국과의 교역이 많은 EU나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 하다. 또 2024년에는 미국 대선, 대만 총통, 인도 총선, 멕시코 대선 등 여러가지 변수가 많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허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에 관해 저자는 그 차이는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에 달려 있고, 그 첫출발은 지금 어떤 트렌드가 생성되고 있는가를 아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DRAGON EYES 키워드 설명
1. Don’t Waste a single seconds: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요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예전과 확연이 다르다. ‘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요시하며 사용 시간의 밀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것은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행하면서 시간이 돈만큼 중요한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행지, 맛집, 핫플레이스의 인증샷으로 자랑하는 시대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주말의 명화’를 즐겼다면, 다양한 OTT 플랫폼이 넘쳐나는 지금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콘텐츠’를 시청한다. 모두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단연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그것을 아껴 쓰고 그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이처럼 시간이 희소자원이 되면서 시간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를, 모두가 분초를 다투며 살게 됐다는 의미에서, ‘분초사회’라고 명명한다. 분초사회에서 우리는 ‘시간지상주의’를 떠받들며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고, ② 사용 시간 단위를 조각내며, ③ 여러일을 함께 처리하고, ④ 일단 결론부터 확인한 후 일을 진행하며, ⑤ 실패없는 쇼핑을 바라면서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
2.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란 인공지능과 소통하는 채널이자 방식, 그리고 AI와 말을 주고받는 연속적인 질문과 대답의 과정을 지칭하는데, 생성형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포괄한다. 호모 프롬프트는 자신만이 보유한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더욱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각종 AI와의 ‘티키타카’를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인공지능의 혜택은 우리가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접목된, 이른바 ‘버티컬 서비스’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여행·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의 생산성 또한 크게 높여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단순 반복형 일자리가 감소하고 국가 간·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
3.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요즘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완벽을 추구한다. 외모·학력·자산·직업·집안·성격·특기 등(여섯 가지가 넘을 수도 있다) 모든 측면에서 약점 없는 사람을 선망한다. 이런 인간을 ‘육각형인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완벽한 ‘최고의 자아’를 선망하는 육각형인간들은 ① 아무나 육각형인간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노력으로는 이루기 힘든 기준을 내세우는 ‘담쌓기’, ② 육각형인간임을 증명하고자 모든 가치를 돈과 숫자로 평가하는 ‘수치화하기’, ③ 육각형인간이 되기 어렵다는 불편한 현실을 게임처럼 희화화해 가볍게 웃어넘기는 ‘육각형 놀이’에 몰두한다. 요즘 젊은 세대가 즐기는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고진감래의 서사’, ‘개천에서 용 나는 흙수저 신화’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그냥 날 때부터 완벽한 주인공이 바로 등장하고, 데뷔 때부터 모든 것을 다 갖춘 ‘완성형 아이돌’을 더 좋아한다.
4.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이제 가격은 하나가 아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주장했다. 하나의 물건에는 하나의 정해진 가격이 있다는 것이며, ‘정가’ 또는 ‘권장소비자가격’ 등이 그러한 개념 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 대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시장에서의 가격정책이 복잡해지면서 가격이 수요촉진과 마케팅의 새로운 도구가 되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으며, 공급자와 유통자는 가격 책정을 ‘전략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이라는 키워드를 제안했다. 가격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고객이 느끼는 가치’다. ① 상품을 구매하는 ‘시간’, ② 상품을 구매하는 ‘채널’, ③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특성’. ④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인 ‘옵션’을 기준으로 살펴본 후, ⑤ 이상의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넓은 의미의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이른바 ‘다이내믹 프라이싱’에 대해 살펴본다.
5. On Dopamin Farming (도파밍)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인간은 재미를 좇는 존재다. 놀고자 하는 욕망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사람들의 재미 추구는 과거 어느 때에도 보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때 분비되는 도파민을 모으려는 요즘 사람들의 행동을 ‘도파밍’이라는 말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도파밍 행동은 다양하다. 도파밍의 네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랜덤 상황이 선사하는 재미 추구다. 우연함이 선사하는 가슴 두근거림을 경험하고자 사람들은 일부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순간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둘째,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일탈의 재미를 추구한다. 비일상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할 때 따라오는 왠지 모를 통쾌함과 해방감이 이에 해당된다. 셋째, 도전 자체도 무의미하고, 결과도 알 수 없는 무모한 도전을 즐기며 재미를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기괴하고 가학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를 자초하고 그것이 해소되는 순간 찾아오는 반전의 쾌감을 누린다.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인 행위가, 다른 이에게는 신선한 재미인 것이다.
6.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최근 30대와 4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 남성들의 가정생활과 성 역할에 대한 가치관이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혼인 연령이 높아지고 생애미혼율도 치솟는 가운데 결혼이라는 어려운 길에 들어서기를 선택한 ‘요즘남편’, 그리고 기성세대에게는 낯설기 그지없는 육아 마인드를 갖춘 ‘없던아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결혼의 길부터 멀고 험해졌다. 결혼을 계획하는 예랑이들은 “천리 혼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각오로 차근차근 결혼을 준비한다. 스스로 외모와 경제력을 겸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 계획 여부나 취미와 취향의 일치 여부 등 여러 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배우자를 물색한다. 근사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마치고 결혼식을 올린 후 신혼살림을 차리면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가계경제와 가사 노동의 분담이다. 맞벌이가 일상화되고 가사 노동 분담이 당연해지는 가운데 아내의 소득이 높다면 기꺼이 가장의 역할을 넘기고 내조할 준비가 돼있다. 적극적인 자세로 가사를 분담하고, 본가와 처가를 잘 챙겨 점수를 쌓아야 원할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이를 낳게 되면 아빠로서의 역할 역시 더욱 늘어난다. 양육서를 함께 공부하고 유아용품을 직접 고르며, 자녀와 보내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정시에 바로 퇴근하는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한다.
7.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스핀오프란 사전적으로 ‘파생되다’, ‘(원심력으로) 분리하다’라는 의미다. 스핀오프는 주로 콘텐츠산업에서 “어떤 특정한 원작에서 파생되어 나온 작품”을 지칭하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개념이다. 마블 영화사의 <어벤져스> 시리즈와 같이 콘텐츠에도 ‘세계관’ 개념이 도입되면서 스핀오프는 창작의 중요한 원천이 되고 있다. 이러한 스핀오프의 개념이 최근에는 브랜드, 기술, 조직 관리, 그리고 개인의 경력 개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스핀오프 개념 이 확장하는 트렌드를 ‘스핀오프 프로젝트’라고 부르고자 한다. 브랜드 스핀오프는 기존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과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할때 널리 사용된다. 기업도 스핀오프에 열심이다. 사내벤처나 사내독립기업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상품·비즈니스 모델을 육성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이후 이것을 분사시키는데,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은 모두 스핀오프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인도 스핀오프해나갈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이드 프로젝트’가 인기인데 이는 단순한 부업과는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새로운 경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계발과 적용의 시도를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자신의 경력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삶의 스핀오프가 가능하다.
8.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과잉의 시대다. 상품·정보 제공·구매 채널이 모두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많은 선택지에 직면하게 된 소비자들은 새로운 소비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정보 탐색, 대안 평가 등 제대로 된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그냥 “나도(ditto)” 하고 특정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대리체가 제안하는 선택을 추종하는 소비를 ‘디토소비’라고 명명한다.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과는 달리,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주체적 추종의 모습을 띈다. 디토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추종하는 것은 ‘사람’이다. 소셜미디어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구매에 동조하는 것은 물론, 제조·판매 회사의 내부 직원이나 일반인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에 주저 없이 구매 버튼을 누른다. 두번째 추종은 ‘콘텐츠’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좋아하는 웹툰 주인공의 스타일을 참고해 옷과 액세서리를 구매하고, 특정한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를 여행지로 정한다. 마지막 추종은 상품을 구매하는 경로, 즉 ‘커머스’ 채널에서 일어난다. 고유한 취향과 안목으로 특정 제품군을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이처럼 디토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상품의 종류와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고 품질도 상향 평준화되며 선택의 어려움과 실패의 두려움이 크게 증가했기 떄문이다.
9.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사람들이 정주하는 ‘고정된 도시’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로 도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제 도시는 멈춰있지 않다. 지역만의 콘텐츠가 흐르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람들이 이동하며, 그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축적하는 새로운 변화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런 도시의 유연한 변화를 ‘리퀴드폴리탄’이라고 명명한다. 리퀴드폴리탄은 대규모로 ‘짓는’것이 아니라 장의적인 주체들을 ‘잇는’ 일련의 프로젝트다. 특히 개성있는 매력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며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점포 ‘시그너처스토어’, 도시를 재해석하며 새롭게 변모시키는 해당 지역 출신의 ‘지역 기업가’, 해당 상권과 고객 분석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하는 ‘도시 기획자’, 지역에 거주하며 자체적으로 활력을 모색하는 ‘커뮤니티’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큰 인구의 데드크로스를 넘긴 시점에서, 이제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대규모 개발보다는 작은 실험을 통해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택티컬 어바니즘(Tactical Urbanism)’이 중요해졌다. KTX·SRT·GTX·UAM 등 지역 간의 기동성을 극대화시키는 교통의 발달과 유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플로팅 세대’의 등장은 리퀴드폴리탄 개념의 지역개발을 더욱 중요하게 만든다.
10.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돌봄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인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다.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가 서로를 돌볼 때 인간은 생존하고 사회는 유지될 수 있다. 최근 돌봄의 개념이 극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장애가 없더라도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돌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에 돌봄이 단순히 복지 차원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 돌봄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기술적 움직임을 ‘돌봄경제’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돌봄경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돌보느냐를 기준으로, ⓛ 배려 돌봄, ② 정서 돌봄, ③ 관계 돌봄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배려 돌봄은 환자·장애인·영유아·어린이·고령자 등 혼자서는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의 신체적 어려움을 챙겨줄 수 있는 돌봄을 말한다. 둘째, 정서 돌봄은 신체적 불편함을 살피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세심하게 보듬는 돌봄이다. 마지막으로 관계 돌봄 은 약자를 ‘일방적으로’ 돕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돌봐주는 것을 말한다. 또 한가지 주목할 최근 경향은 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돌봄 은 사람이 사람에 대해서 하는 일이었는데, 최근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돌봄 영역에서도 언택트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마치며 – 트렌드코리아 2024 후기
2024의 트랜드를 챗gpt에게 물어봤다는 것 자체가 세상이 변했음을 느끼는 대목이었다. 이 책의 서두에서도 이야기하는데, 영문판 트렌드코리아 2024의 번역작업에서, 기존에 초벌번역 작업을 할때 2-3달 소요되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하루만에 번역할 수 있다. 그것도 사람이 번역한 수준의 퀄리티로 말이다. 하지만, 줄임말이나 사자성어 등 인공지능이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있어서 아직은 휴먼터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마지막 작업인 ‘화룡점정’은 인간만이 할 수 있으며 아직 20%는 사람의 마무리가 필요하다. 이 사회는 이렇듯 점점 빠르게 바뀌고 있고, 시간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사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모로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